계속되는 해킹, 클라우드 데이터는 안전할까? 중국산 클라우드 보안은?
9월 말부터 은행, 저축은행, 캐피탈사까지 해킹 피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은행도 뚫리는데 클라우드에 올려 둔 내 사진과 문서는 괜찮을지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여기에 중국 기업이 운영하는 클라우드나 중국산 기기는 더 위험하지 않냐는 질문도 함께 나옵니다.
이 글에서는 두 가지를 나눠서 정리했습니다.
하나는 클라우드 데이터의 안전을 실제로 좌우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른 하나는 중국 클라우드가 따로 우려되는 이유가 무엇인지입니다.
이번 금융권 해킹, 클라우드가 뚫린 걸까
먼저 이번 금융권 해킹에서 실제로 뚫린 곳을 보면 답의 방향이 보입니다.
금융위원회 분석에 따르면 주로 공격받은 곳은 고객이 쓰는 뱅킹 앱이 아니었습니다.
대출모집인과 직원들이 업무 편의를 위해 외부에서 접속하는 웹페이지와 서버였습니다.
금융위는 이런 시스템에서 기본적인 보안 조치가 미흡했고, 업무에 필요한 것보다 많은 정보를 조회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같은 공격을 받고도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막아 냈는데, 보도에 따르면 다중 인증과 접속 권한 관리, 정보 암호화 같은 평소 관리 수준이 결과를 갈랐습니다.
정리하면 이번 사태의 핵심은 데이터를 어디에 저장했느냐가 아니었습니다.
바깥에서 들어올 수 있는 문이 몇 개였고, 그 문을 얼마나 잘 잠가 뒀느냐의 문제였습니다.
클라우드 데이터의 안전은 '출입문'이 좌우합니다
클라우드도 같은 원리로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서버와 건물, 장비를 지키는 일은 클라우드 업체가 맡습니다.
하지만 누가 내 계정에 들어올 수 있는지, 어떤 기기와 앱에 접근 권한을 줬는지는 대부분 이용자가 정하는 영역입니다.
그래서 "클라우드는 안전하다" 혹은 "위험하다"로 한 번에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같은 서비스를 써도 2단계 인증을 켜 두고 연결된 앱을 정리해 둔 계정과, 다른 사이트와 같은 비밀번호를 쓰는 계정은 위험도가 전혀 다릅니다.
다만 여기에는 이용자가 아무리 잘 관리해도 바꿀 수 없는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그 서비스를 운영하는 회사가 어느 나라 법을 따르느냐입니다.
중국 클라우드가 따로 이야기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중국 클라우드, 기술보다 법이 쟁점입니다
중국 기업은 정부의 정보 요청을 거부하기 어렵다
중국은 2017년 국가정보법을 만들면서 모든 조직과 국민이 국가 정보 업무를 지지하고 협조할 의무가 있다고 정했습니다.
2021년 시행된 데이터보안법에는 정부가 안보나 범죄 수사를 이유로 데이터를 수집할 때 관련 조직과 개인이 협조해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반대로 중국 안의 중요 데이터가 해외로 나가는 것은 엄격하게 통제합니다.
그래서 중국 기업이 운영하는 서비스라면, 회사가 원하지 않더라도 정부 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우려가 나옵니다.
보안 기술이 좋고 나쁨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실제로 문제가 된 사례, 딥시크
이 우려가 구체적으로 드러난 사례가 중국 AI 서비스 딥시크입니다.
2025년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에서 딥시크가 국내 이용자 정보를 동의 없이 중국 기업 등 해외 업체로 넘긴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이용자가 입력한 질문 내용까지 틱톡 운영사 바이트댄스 계열의 클라우드 업체로 이전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딥시크는 두 달 넘게 국내 신규 다운로드가 막혔다가, 이전된 정보 파기 등 개인정보위의 시정권고를 받아들인 뒤 서비스를 재개했습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화면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데이터가 어디로 가는지 알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 준 사례입니다.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둔 중국 클라우드도 있다
중국 최대 클라우드 업체인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2022년부터 국내에 데이터센터를 열었고, 올해 8월 세 번째 데이터센터를 가동했습니다.
회사 측은 고객 데이터가 고객 동의 없이 해당 지역 밖으로 이동하지 않으며, 국내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데이터가 국내에 저장되고 인증을 갖췄다는 점은 분명 의미가 있습니다.
다만 앞서 본 법적 우려는 데이터가 저장된 위치보다 회사가 어느 나라 법의 적용을 받느냐에서 나오는 것이라, 두 이야기는 따로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클라우드는 서비스에만 있지 않습니다, 중국산 기기 속 클라우드
일상에서 더 가깝게 만나는 클라우드는 따로 있습니다.
로봇청소기, 홈캠, IP 카메라처럼 앱으로 연결해 쓰는 기기들은 촬영한 사진이나 집 구조 정보를 제조사 서버로 보냅니다.
이 서버도 결국 클라우드입니다.
로봇청소기 6종 중 중국산 3종에서 보안 취약점
한국소비자원은 2025년 9월 국내에서 팔리는 로봇청소기 6종의 보안을 점검했습니다.
그 결과 중국산 나르왈, 드리미, 에코백스 3종에서 사용자 인증 절차가 미비해 집 안 사진이 외부에 노출되거나 카메라가 원격으로 켜질 수 있는 취약점이 확인됐습니다.
같은 점검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은 접근 권한 설정과 비밀번호 정책 등에서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후 올해 2월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런 IoT 기기의 보안 실태를 직접 조사하고 결과를 공표할 수 있도록 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발의되기도 했습니다.
IP 카메라는 비밀번호 관리도 함께 봐야
가정이나 병원, 수영장 등에 설치된 IP 카메라가 해킹돼 영상이 유출되는 사건도 이어졌습니다.
정부는 2025년 12월 후속 대책을 내놓으면서, 보안이 취약한 IP 카메라 12만여 대의 이용자에게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바꾸라고 권고했습니다.
IP 카메라 문제는 중국산 제품이 많다는 점과 함께, 초기 설정 그대로 쓰는 비밀번호 관리 문제가 겹쳐 있습니다.
제조국만 바꾼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라는 뜻입니다.
내 데이터를 지키려면 이것부터 확인하세요
중국산이면 무조건 위험하고 국산이면 무조건 안전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중국 기업 서비스에는 이용자가 관리할 수 없는 법적 위험이 하나 더 붙어 있다는 점은 알고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서비스를 쓰든 아래 내용은 한 번씩 확인해 두시길 권합니다.
- 쓰는 앱과 기기의 개인정보 처리방침에서 국외 이전 항목을 확인해, 데이터가 어느 나라 어느 회사로 가는지 살펴보기
- 카메라나 마이크가 달린 기기는 처음 설정된 비밀번호를 바꾸고, 펌웨어 업데이트를 미루지 않기
- 클라우드 계정에는 2단계 인증을 켜고, 더 이상 쓰지 않는 연결 앱과 기기는 정리하기
- 신분증 사본, 금융 서류처럼 민감한 자료는 클라우드에만 두지 말고 따로 보관하기
- AI 서비스에는 개인정보나 회사 내부 자료를 함부로 입력하지 않기
참고해 주세요
금융권 해킹은 10월 5일 기준으로 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일부 공격 서버에서 중국어 기반 AI 침투 테스트 도구의 흔적이 발견됐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공격 주체나 AI 사용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참고한 자료
서울경제, 금융위 긴급 점검회의 (2026년 10월 4일)
파이낸셜뉴스, 보안 수준에 따라 엇갈린 피해 (2026년 10월 5일)
한국경제, 중국의 데이터 통제 법제도 (2025년 7월 2일)
전자신문, 개인정보위 딥시크 시정권고 (2025년 4월 24일)
아주경제, 알리바바 클라우드 국내 데이터센터 (2026년 8월 18일)
경향신문, 한국소비자원 로봇청소기 보안 점검 (2025년 9월 2일)
뉴데일리, IoT 기기 보안 조사 법 개정안 (2026년 2월 27일)
보안뉴스, 정부 IP 카메라 후속 대책 (2025년 12월 8일)
파이낸셜뉴스, 경찰 금융권 해킹 내사 (2026년 10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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