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출하량 20% 급감, 컴퓨터 값 당분간 안 내린다는데 지금 사도 될까
시장조사업체 IDC가 10월 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3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은 6,270만 대였습니다.
1년 전 같은 기간 7,850만 대보다 20.1% 줄어든 수치입니다.
보통은 물건이 덜 팔리면 가격이 내려갑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PC가 덜 팔린 이유가 바로 가격이 너무 올랐기 때문이고, 가격을 끌어올린 원인은 아직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3분기 PC 출하량이 왜 이렇게 줄었는지, 그리고 PC나 노트북 구입을 앞두고 있다면 지금 사는 게 나은지 차례대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3분기 PC 출하량, 얼마나 줄었나
3분기 출하량은 바로 앞 2분기와 비교해도 9.1% 적었습니다.
3분기는 개학 시즌이 끼어 있어 평소에는 2분기보다 출하량이 늘어나는 시기입니다.
올해는 이 흐름마저 거꾸로 갔습니다.
제조사별 출하량은 다음과 같습니다.
| 제조사 | 3분기 출하량 | 전년 대비 |
|---|---|---|
| 레노버 | 1,490만 대 | 22.6% 감소 |
| HP | 1,030만 대 | 30.9% 감소 |
| 델 | 760만 대 | 25.0% 감소 |
| 애플 | 590만 대 | 11.3% 감소 |
| 에이수스 | 550만 대 | 8.6% 감소 |
상위 세 곳은 시장 평균보다 더 크게 줄었습니다.
반대로 애플과 에이수스는 감소 폭이 작아서, 출하량은 줄었는데도 시장 점유율은 오히려 올라갔습니다.
다른 조사기관인 옴디아의 집계도 비슷합니다.
옴디아 기준으로 3분기 데스크톱은 23.5%, 노트북은 20.6% 줄었습니다.
출하량과 판매량은 다릅니다
출하량은 제조사가 유통망으로 내보낸 물량을 말합니다.
소비자가 실제로 구입한 대수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시장 흐름을 보는 지표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출하량이 이렇게 줄어든 이유
가장 큰 이유는 상반기에 재고를 미리 쌓아 둔 데 있습니다.
PC 제조사와 유통업체들은 메모리 가격이 더 오를 것에 대비해 상반기에 물량을 앞당겨 확보했습니다.
3분기에는 새 물량을 들여오기보다 이미 쌓아 둔 재고를 파는 데 집중했고, 그만큼 출하량이 줄었습니다.
여기에 가격 부담이 겹쳤습니다.
값이 오르자 개인도, 기업도 구매를 미루기 시작했습니다.
기업들은 가격 인상을 예상하고 PC를 미리 사 둔 뒤, 지금은 구매 시점을 늦추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덜 팔리는데 왜 가격은 안 내릴까
재고가 남으면 할인 행사는 늘어날 수 있습니다.
IDC도 유통망이 재고 부담을 느끼면 일시적인 프로모션이 나올 수 있다고 봤습니다.
다만 가격이 1년 전 수준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원가 쪽 사정이 여전히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트렌드포스는 4분기에도 범용 D램 계약가격이 전 분기보다 10~15%, 낸드플래시는 15~20% 오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메모리 업체들이 생산 능력을 AI 서버용 제품에 먼저 배정하고 있어, PC용 메모리 공급은 내년에도 빠듯할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제조사들도 비슷한 이야기를 합니다.
HP는 8월 실적 발표에서 제품 원가 가운데 메모리와 저장장치가 차지하는 비중이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래서 저가 제품보다 수익이 남는 고가 제품 위주로 판매 구성을 바꾸고 있습니다.
옴디아는 4분기 PC 출하량도 1년 전보다 24% 줄고, 2027년 연간으로도 7%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수요는 줄어드는데 가격은 버티는 흐름이 한동안 이어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국내 노트북 가격은 이미 많이 올랐습니다
국내에서는 올해 초부터 노트북 가격 인상이 이어졌습니다.
삼성전자 갤럭시북6 프로 14인치는 341만 원부터 출시됐습니다.
같은 등급인 전작 갤럭시북5 프로의 최저가가 176만 8000원이었으니, 두 배 가까이 오른 가격입니다.
LG전자 그램 16인치 2026년형은 출시 때 314만 원이었고, 4월에 354만 원으로 한 번 더 올랐습니다.
2025년형 동급 모델은 264만 원이었습니다.
가격을 그대로 두는 대신 메모리 용량을 줄인 제품도 있습니다.
가격표는 같아 보여도 실제 사양은 낮아진 경우입니다.
트렌드포스 역시 PC 제조사들이 원가를 줄이기 위해 SSD 용량을 낮추는 방식으로 버티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지금 사야 할까, 기다려야 할까
정답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다만 지금까지 나온 전망만 놓고 보면, 몇 달 기다린다고 가격이 크게 내려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입니다.
그래서 "언제 사야 쌀까"보다 "지금 꼭 필요한가"를 먼저 따져보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지금 사는 쪽이 나은 경우
쓰던 PC가 고장 났거나, 사양이 부족해 일이나 공부에 실제로 지장이 있다면 미룰 이유가 크지 않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값이 내려간다는 보장이 없고, 메모리 가격 상승분이 더 반영될 수도 있습니다.
원하는 사양이 분명하고, 재고 정리를 위한 할인 행사에서 그 제품이 괜찮은 가격에 나왔다면 그때가 구매 시점이 될 수 있습니다.
조금 더 써도 되는 경우
지금 PC로 큰 불편 없이 지내고 있다면 서둘러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윈도우10 사용자도 운영체제 지원 때문에 급하게 바꿔야 하는 상황은 아닙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개인용 무료 확장 보안 업데이트(ESU)를 2027년 10월까지 1년 연장했기 때문입니다.
ESU에 등록해 두었다면 그 기간 동안 보안 업데이트를 계속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오래된 PC를 램 추가로 버텨 보려는 경우에도 비용은 미리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 기준으로 노트북·PC용 DDR5 16GB 메모리는 2025년 초 6만~7만 원대에서 올해 초 40만 원 안팎까지 올랐습니다.
예전처럼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는 아닙니다.
구입할 때 확인해 볼 것
지금 PC나 노트북을 산다면 아래 내용을 한 번씩 살펴보시길 권합니다.
- 1 램과 SSD 용량을 전작과 비교하기가격대는 그대로인데 메모리나 저장 용량이 줄어든 제품이 있습니다. 이름이 비슷한 모델이라도 세부 사양을 꼭 확인하세요.
- 2 램을 나중에 늘릴 수 있는 구조인지 보기메인보드에 램이 붙어 있는 노트북은 구입 후 용량을 늘릴 수 없습니다. 메모리가 비싼 지금은 처음에 고르는 용량이 더 중요합니다.
- 3 출고가보다 실제 판매가 확인하기올해 초 출고가 314만 원이던 그램 프로 AI 2026이 쿠폰과 프로모션을 적용해 240만 원대에 팔린 사례처럼, 출고가와 실제 구입가는 차이가 클 수 있습니다.
- 4 이전 세대 모델도 함께 살펴보기최신 모델이 꼭 필요한 게 아니라면, 가격이 내려간 전작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 5 'AI PC' 표시만 보고 고르지 않기업계 분석가들은 AI 작업 대부분이 아직 클라우드에서 처리된다고 지적합니다. 문서 작업이나 인터넷 사용이 주라면 AI 기능 때문에 더 비싼 모델을 고를 필요는 크지 않습니다.
교체를 미뤘다면 함께 챙길 것
PC 교체를 미루면 지금 쓰는 컴퓨터를 그만큼 더 오래 쓰게 됩니다.
사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안에 들어 있는 저장장치도 함께 오래됩니다.
중요한 문서나 사진은 PC 한 곳에만 두지 말고, 외장 저장장치 같은 다른 곳에도 한 번 더 보관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하면
3분기 PC 출하량이 크게 줄었지만, 수요가 사라져서라기보다 가격이 너무 올랐기 때문입니다.
4분기에도 메모리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PC 가격이 눈에 띄게 내려가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꼭 필요하다면 할인 행사와 전작 모델을 활용해 지금 사고, 급하지 않다면 지금 PC를 조금 더 쓰면서 가격 흐름을 지켜보는 쪽이 무난합니다.
이 글은 10월 중순까지 발표된 조사기관 자료와 보도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실제 가격은 제품과 판매처, 시점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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